[by 제이슨] 다오랩 컨퍼런스 기획 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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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컨퍼런스 규모나 방향을 설명드릴 필요가 있겠네요. 저는 이번 컨퍼런스를 다오랩이 외부에 본격적으로 노출되는 시작점으로 생각했어요. 그래서 수백명 규모를 가정했구요. 사실 100명 언더의 재미난 행사는 작년 여름 다오랩 워크샵하면서 가능한걸 확인했었죠.
현재 지현님이 얘기한 300명 규모는 충분히 모객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책번역하면서 인터뷰하고 있는 커뮤니티 빌더들을 다 초대할 계획이거든요. 라이프집 무신사 오늘의집 원티드 넷플연가 등. 거기에 왠만큼 잘하고 있는 커뮤니티들도 초대드릴거에요. 그전에 인터뷰하구요.
그래서 일단 주제를 커뮤니티 빌딩과 미래 형태 조직으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우리가 번역하고 있는 책 저자가 매년 개최하는 커뮤니티 빌딩 컨퍼런스가 있어요. 이걸 좀 참고하면 좋을거 같아요.
그리고 이런 챌린지한 컨퍼런스를 다오랩스럽게 개최하면서 다오랩이 한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다만, 지금까지 제가 드린 얘기는 최초 기획에 대한 생각이고 만들어가시는 분들이 방향을 정하면 그렇게 해 나가도 됩니다.
다들 모객에 고민이 많으실건데 저는 그렇지 않아요. 모객이 잘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지만 잘 안되더라도 괜찮다는 입장입니다. 잘 안되면 금전적 손해를 좀 보겠죠. 그건 큰 데미지가 아닙니다. 제게 더 중요한건 컨퍼런스가 세상에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입니다. 컨퍼런스를 마쳤는데 좋은 발표 들은거 말고는 남는게 없다면 그게 저한테는 더 실패인거 같아요. 어차피 좋은 발표 들을 수 있는 기회는 널려있는데 우리가 굳이 하나 더 추가할 이유가 없지 않나 싶거든요.
그래서 저는 컨텐츠와 형식, 더 나아가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흥행은 그런게 잘 구성되면 따라오는거고 안되도 괜찮다 생각한거구요. 컨텐츠 측면에서 느슨한 연결과 연대의 가치와 가능성을 생각했어요. 그게 미래 조직의 기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어렴풋한 직감 때문이죠. 커뮤니티는 느슨한 연대의 하나의 포맷인거구요. 지금까지 커뮤니티나 느슨한 연대, 미래 조직이 컨퍼런스의 메인 주제가 된 적은 없는거 같은데 맞나요? 혹시 제가 모르는 국내 행사가 있다면 알려주시구요. 만약 이런 주제를 잘 엮어내고 사례들로 실증해 준다면 행사가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가 분명하지 않을까 싶어요.
형식 차원에서는 일방적인 발표보다 다양한 창의적인 구조를 시험해 보면 좋겠다 싶지만 청중수가 많아지면 쉽진 않을거 같아요. 나중에 행사가 몇회 거듭되면 이후에는 시도해 볼 수 있지 않나 싶구요. 예를 들어 이더리움의 devcon은 수만명이 참석하지만 형식적인 측면에서 어떤 컨퍼런스도 따라올 수 없는 다이나믹이 있거든요. 청중과 소통하고 청중이 참여한다는게 뭔지 확실히 보여주는거 같아요.
과정 차원에서는 이 컨퍼런스를 만들어 가는 과정 역시 일종의 컨텐츠로 생각하는 겁니다. 회사 같으면 TF 만들어서 몇명이 갈아넣어서 만들겠죠. 하지만 다오랩은 자발적인 참여와 기여로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미 컨퍼런스 길드가 구성되는걸 보면 그런 느낌이 오죠. 이 과정을 잘 만들어가고 이후 복제 가능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거 같아요. 심지어 컨퍼런스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도 한 세션 발표가 될 수도 있겠죠. 더 도전적으로 생각해 보면 연사들을 모두 컨퍼런스 기획에 참여시키는 것도 방법입니다. 컨퍼런스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와 함께 컨퍼런스를 만들어 가는거죠.
저는 고정된 틀에 얽매이지 않는게 몸에 배어있어요. 그래서 컨퍼런스도 새로운 방식으로 자꾸 생각하는거구요. 다오랩은 그런 새로운 방식의 컨퍼런스를 할 수 있다고 믿어요. 워크샵, 리트릿 등 지금까지 쉽지 않았던 일들을 해냈어요. 다오랩은 꽤나 능력이 있는 조직이에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그런 능력을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다오랩이 무슨 일을 하려는지 알리면 멋지지 않을까요?
(100명 다오랩 행사 추가설명)
작년 여름 워크샵은 2기까지 마치고 그 결과를 모아서 의미있는 행사를 해 보자는 취지로 시작됬어요. 그래서 참석자의 절반 정도는 다오랩 멤버였고 나머지는 멤버들의 지인이었습니다. 홍보하지 않았어요. 그런 종류의 행사로 기획한게 아니라서요.
행사는 무료였고 반일짜리 워크샵이었어요. 장소는 항심님이 건대 공간을 제공해 주셨고 프로그램은 다오랩 멤버들이 직접 만들고 운영했어요. 그래서 총 비용이 백만원이 안들었구요.
그때 워크샵이 꽤나 성공적이고 오신 분들도 인상깊어 했어요. 그 이유는 프로그램이 전형적인 발표 위주의 컨퍼런스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액티비티가 있었고 그러면서도 인사이트를 얻어 갈 수 있는 구조였죠. 그런데 흥미로운건 이걸 제가 기획한게 아니고 다들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만들어 냈다는 점이죠.
그래서 만약 100명 내외의 흥미로운 프로그램은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겠다고 생각한거에요. 다만 내년초에 할 컨퍼런스가 그런게 목표인지가 결정해야할 사항이죠.